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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P 부대 입대를 추천하는 이유와 장단점 총정리 (2편)

by 허니리뷰어 2022. 1. 16.

저번 글에서는 GOP 부대의 정의와 일과 등에서 이야기해 보았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나는 GOP 부대 입대를 추천한다고 했는데 오늘은 장단점을 설명하며 그 이유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GOP 부대

 

 

 

 

GOP부대 전역자의 후기와 GOP 일과의 모든 것 (1편)

본인은 몇 년 전에 21사단 GOP 부대를 전역한 전역자이다. 오늘은 입대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꿀팁을 주고, GOP를 추천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전역자나 현재 입영자들은 추억팔이와

honeyreviewer.com

저번 글을 보고 오지 않은 사람들은 먼저 읽고 오면 더 재밌을 수도 있다.

 

GOP를 추천하는 이유 (장점)

나는 GOP 부대를 추천하는 편이다. FEBA와 GOP를 모두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GOP 부대가 힘들긴 하지만 좋은 점들도 많다. 이에 관해서 설명해 보려고 한다.

 

  • 휴가를 많이 준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보통 육군은 신병 휴가와 정기 휴가를 합쳐서 총 35일 정도 확정적인 휴가를 받는다. 그 외에 위로 휴가와 포상 휴가는 본인 노력 여하에 따라서 더 받을 수 있다. 하지만 GOP는 한 달에 3일을 추가로 준다. GOP에 1년을 생활하면 36일이 추가되는 것이다. 또한 전방부대라서 그런진 모르겠는데, 포상 휴가를 다른 부대에 비해서 많이 뿌린다. 본인도 600일이 넘는 군 생활 중 100일 이상을 휴가로 보냈다. 외박, 외출까지 합하면 군 생활의 1/5 정도를 부대 밖에서 보낸 셈이다. 휴가를 많이 받는 전우 중에서 말차(병장 때 나가는 휴가)만 45일을 나간 사람도 있다. 한 번에 최대 15일씩 나갈 수 있음으로 15일 나가고 복귀했다 다음 날 혹은 다음, 다음 날에 바로 다시 휴가를 나가는 식으로 15+15+15일의 휴가를 나가는 것이다. 나도 이런 식으로 40일 정도를 나갔다.

 

  • 비교적 자유롭다.

개인적으로 군대가 힘든 가장 큰 이유는 24시간 내내 통제되는 상황이라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GOP는 앞서 말했듯이 간부가 적어서 다른 부대에 비해서 통제가 매우 적은 편이다. FEBA 생활도 해봤으니 이와 비교할 때 정말 아주 편하다. 그리고 짬이 좀 차고 간부들과 친해지면 그냥 같이 담배 피우면서 농구하고, 밤에 잠 안 오면 상황실에서 같이 노래틀고 얘기하면서 놀거나, 새벽에 배고프면 새벽 근무 중인 간부와 라면이나 볶음밥 등을 해먹을 수도 있다. (원래 이러면 안 되기도 하고 이건 간부 by 간부, 부대 by 부대이다.) 특히 짬이 찰수록 급속도로 생활이 편해진다는 게 정말 큰 장점인 것 같다.

 

 

  •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는 내가 GOP에 지원한 이유이기도 한데 정말 사회에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경험을 한다. 북한군들이 삽으로 기합을 잡는 것도 직관할 수 있고, 멧돼지에 둘러싸인 후임의 모습을 구경할 수도 있고, 어디를 둘러봐도 산인 진귀한 장면을 볼 수도 있고, 눈이 가로 방향으로 내리거나 위에서 아래로 내리는 장면도 볼 수 있고, 비둘기만 한 나방이나 벌도 볼 수 있고 낭떠러지 같은 경사의 도로가 꽝꽝 얼어 그 위에서 썰매를 탈 수도 있다. 그 외에도 정말 사회에서 말하면 믿기 힘들 정도의 경험을 할 수 있는데, 이는 사람에 따라서 단점으로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나에게는 굉장히 좋은 추억과 경험으로 남아있다.

 

 

GOP 힘든 점 (단점)

GOP에도 단점은 있다. 아니, 사람에 따라서는 단점들이 훨씬 더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물론 나는 그런에도 GOP를 추천하지만, 이 내용을 보고 잘 고민해본 다음에 지원하기를 바란다.

 

  • 일과가 힘들다

보통 부대에 비해서 일과가 훨씬 힘들다. 아침 혹은 저녁마다 철검을 가야하고, 기본 4~6시간은 경계 근무를 서야 한다.

 

  • 항상 긴장한 상태여야 한다

GOP에는 A형 투입이라는 게 있는데 철책에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비상투입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굳이 적이 처들어온 게 아니어도 눈이 쌓여서 철책이 휘거나 동물들이 광망을 갉아 먹거나 그냥 훈련으로 A형 투입 벨을 누르는 등 생각보다 많이 A형 투입을 한다. A형 투입 벨이 울리면 샤워를 하고 있던 똥을 싸고 있던 굉장히 빠른 속도로 모든 준비를 마치고 집합해야 한다. 그렇기에 짬이 차지 않은 일이병의 경우엔 일과가 끝나도 전투복을 입고 생활하고 심지어 잘 때도 전투복을 입는 경우가 많다. (상병장쯤 되면 팬티만 입고 자다가도 가장 빠르게 출동하게 된다) 다른 부대를 전역한 사람들은 5대기를 생각하면 된다. 5대기는 주로 1주일씩 소대별로 돌아가면서 하는데, GOP는 이런 짓을 365일 일상처럼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 외출, 외박, 면회가 안된다.

요즘은 조금 풀리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기본적으로 GOP는 민간인 출입 통제 지역이기 때문에 외출, 외박, 면회가 불가능하다. 나는 GOP에서 내려와 FEBA에 있을 때 꽤 많이 나가봤지만, GOP에만 계속 주둔하는 경우에는 외출, 외박, 면회를 하지 못한다.

 

  • 변수가 발생하면 지옥이 펼쳐진다.

대표적인 변수로는 눈이 있다. GOP는 언제든 철책 근처에 달려서 출동할 수 있어야 하기에 눈 같은 게 쌓여 있으면 안 된다. 그렇기에 눈이 내리는 순간부터 그치는 순간까지 병사 몇 명이 계속 왔다 갔다 하며 제설을 해야 한다. 쉽게 말해 2일 동안 눈이 계속 내리면 계속해서 눈을 치우러 나갔다 들어갔다를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차량이 다닐 수 있는 후방 도로가 있는데 이곳에 쌓인 눈도 근처 병사들이 치운다. 이를 치우지 못하면 식자재 등이 오지 못해서 전투식량만 계속해서 먹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보통 강원도는 눈이 심하게 많이, 자주 오기 때문에 겨울엔 이런 지옥에서 몇 달 동안 지내야 할 수도 있다. 이때의 난이도 업된 일과를 설명해 보자면, 새벽 1시쯤에 근무가 끝나서 2시에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새벽 3시쯤에 눈이 온다고 불려 나가서 아침 7시까지 철책 제설을 하다가 들어와서 아침을 먹은 다음에 잠을 조금 자다가 (사람이 없으면 이때도 잠을 못 잘 수도 있음) 점심 쯤에 일어나서 점심 먹고 후방도로에 나가서 또 제설을 하다가 저녁쯤에 돌아와서 저녁밥을 먹고 저녁 철책 점검을 간 다음에 좀 쉬다가 다시 새벽 2시쯤에 경계 근무를 가는 생활을 하게 된다. 문제는 겨울에는 눈이 거의 하루걸러 하루 오는 수준으로 오기 때문에 이런 생활이 몇 주 혹은 몇 달 동안 지속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다른 부대에 비해서 위험할 수도 있다.

매일 철책 점검을 하러 가는데 이 코스의 경사가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많다. 반지의 제왕을 보면 프로도가 모르도르의 계단을 오르는데 그 정도의 경사를 가진 코스가 거의 모든 섹터마다 있는 정도이다. 힘든 건 둘째치고 발목을 삐는 경우가 많고 무릎에 물이 찬 채로 전역한 사람들도 꽤 있다. 눈이 내리면 두배는 위험해진다.

 

또, 엄청난 크기의 벌을 포함한 벌레들과 뱀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당연히 위험하다.

 

멧돼지 등의 야생동물들이 있다. 대부분의 야생동물은 사람을 보면 도망가지만, 새끼가 근처에 있는 동물 같은 경우엔 사람을 위협하기도 한다.

 

또한 실탄을 가지고 근무나 철책 점검을 하므로 위험하다. 실수로 격발할 수도 있고, 어떤 놈이 마음만 먹으면 바로 내 머리에 실탄을 박아 넣을 수도 있는 것이다.

 

북한군이 바로 앞에 있다는 긴장감도 있다. 이는 짬이 찰수록 신경도 안 쓰게 되지만, 어느날 상대방 화기들이 우리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비상사태가 걸린 적도 있었다.

 

 

 

 

이렇게 GOP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보았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추천하는 GOP이지만 심사숙고 하여서 본인에게 알맞는 선택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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